LG전자의 회사 로고.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캡쳐
LG전자의 회사 로고.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캡쳐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LG전자가 '핑크빛' 기류에 휩싸였다. 증권사들은 LG전자가 본격적인 이익 개선 구간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하이투자증권은 생활가전과 TV 사업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려잡았다. G5 판매 호조에 힘입어 앞으로 스마트폰 부문까지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은 비수기 임에도 판매 비중이 늘었고, 전체 TV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보다 늘어나 실적이 개선됐다"며 "G5 효과를 고려할 때 2분기도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05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65.5% 증가했다고 전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5% 감소한 13조3621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1분기 실적은 시장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265억원 정도였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에 컨센서스가 빠르게 올랐지만 LG전자의 실제 실적은 이 마저도 웃돌았다"며 "생활 가전의 원재료 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제품 믹스 개선이 나타나 8%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보인 것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가 늘어나 HE 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며 "특히 북미 지역은 고급 가전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중심 사업 전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웃돈 것은 LG전자의 수익성 중심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이라며 "신흥시장 점유율보다 미국과 한국 등에 관심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원가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수익성 개선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4분기 전장부문(VC) 등에서 새로운 매출 요소가 자리잡은 것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LG전자의 깜짝 실적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올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에어컨 등 생활 가전이 성수기에 진입하고, 지난달 31일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G5' 효과가 기대되서다.

송 연구원은 "LG전자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인 728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생활 가전의 성수기 진입과 함께 TV의 신제품 주기가 찾아와 예상치를 또 한 번 크게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G5가 2분기 300만대 이상 판매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의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전자의 MC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38억원에 달해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권 연구원은 "2분기에 G5가 300만대 가량 팔릴 경우 평균판매단가(ASP)가 20% 가까이 상승한다"며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해도 소폭의 흑자 전환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 실적이 외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은 만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황 연구원은 "수익이 극대화 된 것은 회사 자체 경쟁력도 있지만 환율과 원재료 가격 하락 등의 요인이 더 크다"며 "월말 실적발표 때 이미 올라간 기대치를 다시 점검할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도 2분기 G5와 OLED TV가 얼마나 생산, 판매됐는지 관망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G5의 경우 초기 생산 문제로 미국시장 대응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점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