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신용등급 기업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이 활황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A+), 한일시멘트(A+), 효성(A0) 등 신용 A등급 기업들이 이달 중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충북 오송 신규 공장 설립에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8일 1천억원 규모의 3년 만기물을 발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는 공장 설립 자금을 회사채로 마련해 왔다"며 1천억원어치를 추가로 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A0)는 오는 21일 1천억원 규모로, 풍산(A0)과 국도화학(A+)은 25일 각각 800억원, 150억원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효성은 26일 3·5년물 1천500억원어치를, GS이앤알(A+)은 28일 3년물 8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이들 기업은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기존 회사채 상황이나 운영자금에 쓸 예정이다.

효성 관계자는 "연초 회사채 시장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만기 물량을 보유 현금으로 상환했다"며 "최근 시장 상황이 호전돼 새롭게 발행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량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회사채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5%)를 밑돌 정도로 낮아진 것과 무관치 않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회사채 평균 발행금리가 국고채 금리 하락 영향으로 매년 낮아져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25일부터 기준금리(연 1.5%) 아래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0.005%포인트 내린 연 1.463%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A등급 회사들은 최근 회사채 발행에 앞서 진행하는 수요 예측에서 잇따라 흥행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A0' 등급인 SKC솔믹스는 지난달 30일 수요예측에서 성공을 거둔 뒤 지난 7일 3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한일시멘트(A+)는 3년물 400억원어치에 대한 지난 5일 수요예측에서 2천억원 규모의 기관 수요가 몰리자 200억원을 증액해 오는 12일 총 600억원어치를 내놓기로 했다.

이에 앞서 올 1분기에는 LS전선(A+), SKC(A0), 한화케미칼(A+), 한국토지신탁(A0) 등이 줄줄이 미매각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최근 들어 A등급 회사채에 대한 시장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서 우량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