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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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 국내 주식시장도 올해 첫 실적 시즌에 돌입했다. 그렇지만 경기 지표가 부정적인 가운데 가격 지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서 증시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월 단기 상승에 따른 시장의 피로감과 이달 말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불확실성 역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론 비교적 유동성이 풍부한 우선주로, 중·장기로는 우량 배당주(株)를 담아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계절적으로 6~9월엔 우선주 수익률이 부진한 반면에 4~5월과 10~11월 사이에는 중간·기말 배당 기대감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매달 코스피(KOSPI) 우선주 지수의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4~5월과 10~11월에는 우선주의 절대 수익률 기준뿐만 아니라 코스피 대비 상대 수익률과 승률(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 횟수를 전체 횟수로 나눈 비율) 기준으로도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정동휴 신영증권 주식전략·퀀트 담당 연구원은 "투자환경의 악화로 인해 한 분기, 한 달 수익률이 중요한 현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좀 더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투자 방법이 필요한데 결론적으로 지금은 우선주에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은 우선주와 보통주 가격 간 괴리 확대로 우선주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것. 그는 "6월 FOMC를 앞두고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고 6~9월엔 우선주 투자 수익률이 저조한 계절성이 나타나고 있어 5월 후반에는 우선주 비중을 다시 줄이는 게 바람직 해 보이다"라고 조언했다.

연초에 우선주가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아 보통주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는데 코스피의 변동성이 커진 탓에 우선주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정 연구원은 설명했다.

당장 주목할 만한 우선주로는 삼성전자우, 현대차2우B, LG화학우, 삼성SDI우 등이 꼽혔다. 이들은 한 달 전에 비해 올해 순이익의 컨센서스(시장 기대치)가 상향 조정됐으며 배당수익률 1.5% 이상인 데다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억원 이상을 기록한 곳들이다.

중장기로는 배당이라는 큰 그림을 통해 2분기 이후의 투자 아이디어를 정립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시기로만 본다면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여름 이후부터 연말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올 여름까지가 유리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 팀장은 "올해도 배당주가 강세"라며 "KOSPI고배당50지수는 연초 대비 5.9% 상승했으며 이는 금융시장의 불안한 흐름 탓에 제자리 걸음을 보인 주가지수와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간접투자인 펀드의 성과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스타일별 성과를 보면 배당주 펀드는 1.3%를 기록한 반면 성장형이 -1.6%, 테마형이 -3.7%를 보였다.

오 팀장은 "배당주 펀드는 주가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에도 꾸준히 시장을 이기고 있다는 것"이라며 "2분기 이후에도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배당 투자의 상대적인 매력도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국내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이미 국채수익률을 넘어서고 있고 여기에 3년물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高)배당 기업으로는 하이트진로, 청담러닝, 한국셀석유, 메가스터디, 율촌화학, 동부화재, KT&G, 서원인텍, 무림P&P, 한미반도체 등이 배당성장주로는 대덕GDS, 자화전자, 한온시스템, 현대차, 삼화페인트, 삼진제약, LG화학, LG 등이 제시됐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