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화, 한화건설에 2000억 지원
(주)한화가 자회사 한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한화건설에 2000억원 규모의 한화생명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한화건설은 6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발행 주식은 70만1800주며 발행일은 오는 11일이다. RCPS 만기는 30년이다. 한화건설은 2021년부터 RCPS를 되살 권리(콜옵션)를 행사할 수 있다.

한화건설이 발행한 RCPS는 (주)한화가 전량 인수한다. (주)한화는 RCPS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2000억원어치의 한화생명보험 주식(3058만5795주)을 한화건설에 지급한다. RCPS 인수 대가로 현금이 아니라 현물인 한화생명 주식을 지급하는 것이다.

RCPS는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현금으로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재무제표상 부채인 전환사채(CB)와 달리 RCPS는 자본으로 잡히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다.

한화건설도 RCPS 발행금액을 전부 자본으로 계산해 회계처리할 계획이다. RCPS 발행금액을 작년 말 기준 한화건설 자기자본에 더하면 부채비율은 300%에서 266%로 떨어진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말에도 한화생명 주식 356만주를 중국공상은행 등에 담보로 맡기고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차입금은 1200억~14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화건설은 해외 사업 수익성이 악화돼 2014년과 지난해 각각 4110억원과 43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사우디 마라픽 프로젝트 등에서 손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빅배스(big bath:누적된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에 준할 정도로 해외 프로젝트의 부실을 털어낸 만큼 올해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