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4월 금융개혁 기자간담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4월 금융개혁 기자간담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 육성·회사채시장 활성화 방안도 강구
"ISA 1인당 가입액 계속 증가…실수요자 중심 정착"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6일 자본시장이 기업에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기업금융의 중심축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 개편과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등 5대 개혁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 부문의 5대 개혁과제로 ▲ 한국거래소 개편 ▲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통한 기업금융 강화 ▲ 공모펀드 신뢰 회복 ▲ 상장·공모제도 개편 ▲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현재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법률이 개정되는 대로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시장을 각각의 거래소로 분리하고 지주회사는 그룹 전체의 전략 경영에 집중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미 국회에서 상당한 논의가 진전된 상황인 만큼 19대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를 지주 회사 체제로 개편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거래소 본점을 부산에 둔다는 내용이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화하면서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그는 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으로 전면적인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 위원장은 기업금융 기능 강화를 통해 대형 증권사를 육성하기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도입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었다면서 올 상반기 안에 전면적 제도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을 통한 기업금융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NH·우리투자, 미래·대우, KB·현대 등 대형 증권사 간 합병은 금융투자 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저하됐다"면서 비교공시를 활성화시켜 뛰어난 운용능력을 갖춘 자산 운용사와 펀드가 대접받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뛰어난 운용 실력을 갖춘 자산운용사와 펀드 매니저가 더 대접받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수익을 냈을 때 받는 성과 보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용보수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연내에 상장 및 공모 제도도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모 후 일정 기간 시장조성 의무를 부담토록 하는 등 공모가 산정이나 배정 방식에서 인수인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A등급 이하 회사채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올 상반기 중 마련하고 사모펀드, 담보부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이 기존 회사채를 보완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자금 조달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일각에서 산업은행의 비우량 회사채 일부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위기 때나 시장이 지나친 경색을 보일 때 중요 수단으로 쓰인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이 항구적 제도로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시장 상황에 따라 한시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달 14일 시판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관련, 오는 11일께부터 은행의 일임형 상품이 새롭게 판매되는 데 이어 18일께부터 일임형 ISA의 온라인 가입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SA는 1인당 가입액이 계속 증가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착하고 있다"며 "수익률 제고를 위한 선의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도록 시장환경을 조성하고 미스터리 쇼핑(모니터링 요원이 고객을 가장해 현장을 점검하는 것) 등을 통해 불완전 판매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대책과 관련해선 "중개업체와 투자자 수·금액이 늘어나면서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 기업과 문화콘텐츠 기업 등의 참여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독립투자자문업(IFA)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 6월까지 관련 법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하는 등 제도 개선을 마치고 나서 11월부터 IFA 등록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활용한 로보 어드바이저 시험 서비스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임 위원장은 이번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법 개정안은 은산 분리 원칙에 따라 현행 4%인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한도를 인터넷은행에 한해 50%로 높여 은산 분리 원칙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 위원장은 "이미 국회에서 상당히 논의가 진전된 상황인 만큼 19대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금융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성과중심 문화 확산 방안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달 21일 열리는 금융위원장·금융공공기관장 간 제3차 월례회의에서 교육훈련, 영업방식 개선방안 등 노사협상 대상이 아닌 사안을 확정·발표하고 성과연봉제를 최대한 조기에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7개 금융공공기관이 사용자협의회에서 탈퇴한 것에 금융위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금융위가 관여한 사실도 없고 성과주의 도입의 본질과도 무관한 사안"이라며 "오히려 성과주의가 왜 우리 금융사에 필요한지와 같은 본질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이지헌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