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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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생기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들이 2000억원 이상 순매도에 나서며 2개월여간 이어진 순매수 흐름을 끊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 매수 추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며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23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주 후반(3월31일)부터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은 2474억원을 순매도, 주간 기준으로 7주만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주 후반 이틀 동안 42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2월 11일과 12일의 4654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2월 16일 이후 3월 30일까지 4조4000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매도세로 태도를 바꾼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자 2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도 이날 1960선까지 내려왔다.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1900 초반대에 머물렀던 지수가 2000선에 육박한 만큼, 다시 지수가 급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다.

미국과 중국(G2)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는 등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어서 한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도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정책 효과와 더불어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이는 위험자산인 주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외국인 매도는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차익 실현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세계 유동성 환경이 위험자산에 우호적이며, 한국 증시의 기초체력 개선 기대감도 높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G2의 지난달 경제지표는 전월 대비 일제히 상승하며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알렸다. 미국의 3월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시장 예상치 51.0를 웃도는 51.8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주문이 51.5에서 58.3으로 크게 개선되는 등 추가적인 상승을 예고했다. 미국의 3월 시간당 평균 임금이 2.3% 상승하는 등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였다. 중국도 3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2를 기록하며 8개월만에 기준선인 50을 웃돌았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까지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3월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이 유럽계 자금의 유입 환경을 유지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 지속 및 1분기 실적발표 시기에 따라 실적 상향주와 수출주 위주로 투자전략을 짜라는 주문이다.

고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순환매 장세 속에 속도 조절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반등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영업이익 기대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건강관리 필수소비재 보험 화장품 의류 등의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 상향이 예상되는 에너지 반도체 업종과 철강과 자동차 일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타이어 등을 4월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