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반등세지만 채권형연금펀드로 '뭉칫돈'
일본 10년 국채수익률도 주식 앞서
지난 2월 중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개인 연금자산은 ‘탈(脫)주식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조바심을 내는 개인들이 상승 국면에 자금을 빼는 투자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일본식 저성장·저금리 국면에 진입하면서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추세적 전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식은 장기투자가 정답"에 물음표…주식 팔아 채권 사는 개인연금자산

◆연금 투자자들 “주식 못 믿겠다”

4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월7일~4월1일) 동안 자금 유출세가 큰 개인연금저축펀드는 삼성클래식인덱스연금증권전환형(-66억원), 하나UBS인베스트연금(-39억원), 한국투자골드플랜연금증권전환형(-20억원) 등 주식형펀드로 나타났다. 반대로 채권형 연금저축펀드에는 뭉칫돈이 들어왔다. 삼성클래식연금증권전환형(68억원),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7090연금(56억원), 한국투자골드플랜연금증권전환형자(22억원), 대신밸런스연금국공채증권전환형(21억원) 등이 해당한다.

전체 공모펀드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13개 채권형펀드는 연초 이후 1조8913억원을 끌어모은 반면 810개 주식형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1조2095억원이 순유출됐다.

전문가들은 증시에 대한 과도한 불안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을 밀어내고 있다고 본다.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팀장은 “주식시장이 반등세를 타자 개인이 진득하게 초과 수익을 노리기보다 서둘러 주식에서 빠져나와 채권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주식 0.51% vs 채권 1.58%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 일시적인 불안 때문이 아니라 대세 전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저성장·저금리 국면에 들어서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

실제 일본에서는 국채 수익률이 주식 수익률을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1월29일 기준) 일본 주식의 누적수익률은 5.22%인 반면 일본국채 10년물의 누적수익률은 16.99%로 집계됐다. 연 환산 수익률로 따지면 주식은 지난 10년간 매년 0.51%, 10년물 일본국채는 매년 1.58% 수익을 낸 셈이다.

한국도 일본을 쫓아가는 모양새다. 코스피지수의 10년 누적수익률(3월31일 기준)은 46.80%, 한국국채 10년물은 72.08%로 채권 수익률이 주식 수익률을 훨씬 앞선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엔 주식 장기투자가 정답이었지만 기업 성숙단계에선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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