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계절’인 4월을 맞아 주식시장에서도 ‘주도주 당선’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2월 이후 반등장을 주도한 이른바 ‘정·화·철(정유·화학·철강)’ 후보가 계속 선두권을 형성할지, 아니면 1분기 실적 추정치 상승세가 뚜렷한 ‘건·조·에(건강관리·조선·에너지)’ 후보가 역전 레이스를 펼칠지가 관전 포인트다. 실적 둔화세가 뚜렷한 ‘소·호·반(소비재·호텔·반도체)’ 업종의 반격이 언제쯤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4월 '주도주 총선' 스타트…판세로 살펴보니
◆방긋 웃는 조선·에너지

1일 코스피지수는 22.18포인트(1.12%) 하락한 1973.57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045억원, 기관이 542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종합주가지수는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개별 종목들의 동향은 상승 종목 346개, 하락 종목 455개로 엇갈렸다.

삼성전자(-2.52%) 현대모비스(-4.02%) LG화학(-3.05%) 포스코(-2.73%) SK이노베이션(-2.03%)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외국인 순매도 공세로 인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2월 이후 반등장을 주도했던 ‘정·화·철’ 소속 주요 종목이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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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올 1분기 실적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업종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 간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추정치가 있는 170개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한 달 전(2월28일)보다 2.09% 늘어난 29조5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달간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조선(107.69%), 디스플레이(26.78%), 석유 및 가스(14.72%) 등이었다. 건강관리(헬스케어) 관련 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3.27% 상승했다. ‘건·조·에’에 속할 법한 종목들의 실적 전망에 밝은 불이 들어온 것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도 아모레퍼시픽(0.91%) LG생활건강(2.75%) 한미사이언스(3.02%) 등 화장품·제약 등 건강·미용 관련 종목들은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7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시즌이 시작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에너지 의료 건설 등 7개 업종의 올 1분기 및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동시에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늘진 소비재·반도체

반면 운송 인프라(-28.49%)와 반도체 및 관련 장비(-8.96%), 호텔 및 레저(-2.05%) 등의 업종은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식음료와 유통 등 내수주 전반도 실적 전망이 부진했다.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소·호·반’ 업종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분기에 상장사 순이익은 최악의 경우에도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에너지·산업재 업종 대비 호텔·유통·음식료 업종의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4월 증시에선 실적을 확인한 뒤 보수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