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원 급락…넉달 만에 최저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0원 이상 급락해(원화 가치 상승) 넉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통화완화적 발언이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린 주요인이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3원 하락한 달러당 1150원80전으로 마감했다. 작년 11월26일(1147원30전)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에는 1150원70전까지 하락해 달러당 1150원 선을 위협했다.

Fed의 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 옐런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미국) 경제전망에 대한 위험 요인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조정은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미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얼마 전까지는 ‘이르면 다음달 미 금리 인상이 재개될 것’이란 예상 속에 달러는 강세, 원화는 약세였다.

이달 초 달러당 1220원대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로 빠르게 복귀했다. 원화 가치가 다시 급등한 만큼 수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일본 엔화와 비교해서도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24원85전(오후 3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1원가량 내렸다(원화 가치 상승). 이달 초 1070원대에서 50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가 주춤한 가운데 분기 말이라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겹치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커졌다”며 “다음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 등이 향후 환율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