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3.0%를 밑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30일 열린 취임 2주년 기념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국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올해 경제성장률은 연초 전망했던 3.0%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4월 기준금리 결정 직후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수출 부진, 내수회복세 둔화로 1분기 성장세는 연초 예상보다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등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한국판 양적완화(QE)'에 대해선 "중앙은행이 정당 공약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그동안 한은도 경제활력 도모, 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도 드러냈다.

그는 "표면적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덜하다고 해서 국내 통화정책이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나라는 기축통화 국가와 달리 정책기조 완화에 따르는 자본 유출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시장이 금통위원의 성향에 따라 비둘기파와 매파로 구분하는데 대해선 부담스러워 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에선 제 발언을 매파로 해석하지만 나름대로의 중립적 발언을 하고 있다"며 "국내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데이터에 의존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임 금통위원 후보군(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에 대해선 "각자 분야에서 전문성이 뛰어난 분들"이라며 "통화정책 협의과정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오는 1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