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에 따라 상승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72포인트(0.56%) 오른 17,633.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96포인트(0.88%) 오른 2055.01에, 나스닥종합지수는 79.83포인트(1.67%) 상승한 4846.6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흐름을 이어가다 옐런 의장의 발언 이후 급격하게 상승했다.

옐런 의장은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경제 전망에 드리운 위험들을 고려하면 FOMC가 정책을 조정하는 데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세계 여러 위험 요인들이 금융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카플란 총재는 텍사스 오스틴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세계 위험 요인들이 미국 경제에 전이될 수 있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시장은 지역 연은 총재들이 4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매파적인 입장을 보인 데 따라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옐런 의장이 이날 금리 인상에 신중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시장은 방긋 웃었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1.5%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틸리티업종이 1.4% 올랐고, 헬스케어업종과 금융업종, 통신업종 등이 1.1%대의 강세를 보이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애플이 2.3%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인텔과 코카콜라, 홈디포 등도 각각 1% 넘게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옐런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공급 과잉 우려 영향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1달러(2.8%) 낮아진 38.28달러에 마쳤다. 지난 3월15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콘퍼런스보드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94에서 96.2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4.2를 웃돈 것이다. 3월 현재 여건지수는 전월의 115에서 113.5로 낮아졌지만 기대지수는 79.9에서 84.7로 높아졌다.

지난 1월 미국의 주택가격은 재고 부족 등으로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5.4% 올랐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