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가치주…투자 키워드는 PBR
지난해 성장주 상승이 돋보인 것과 달리 올 들어서는 가치주의 강세가 뚜렷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업종에 주목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8일 유안타증권은 분석보고서를 통해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 과정에서 저PBR주인 저평가 가치주의 선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이후 철강 항공 조선 자동차 등 수익률 상위 10개 업종의 평균 PBR은 0.95배였다. 반면 미디어 음식료 제약 화장품 등 수익률 하위 10개 업종의 PBR은 3.25배에 달했다. PBR이 1배보다 낮다는 것은 해당 종목 주가가 회사 청산가치를 밑돌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BR이 투자 판단의 핵심지표가 되고 있다”며 “성장주가 각광받아온 최근 수년간의 증시 흐름과 달라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유가와 수출 관련 지표가 연초 바닥을 찍었고 물가와 금리도 저점을 확인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가치주가 ‘반짝’ 상승했다기보다 지표 변화를 기반으로 추세적 상승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39.46달러로 지난달 11일 저점(배럴당 26.2달러) 대비 50.61% 뛰었다. 통상 유가 상승은 제품가에 반영돼 수출액 증가로 이어진다.

두 자릿수 ROE를 유지하면서도 PBR이 0.8배 안팎에 머물고 있는 자동차주가 대표적인 저평가 가치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현대자동차의 ROE는 10.72%, 기아자동차는 11.27%였다. 두 종목이 포함된 자동차 및 부품 업종의 올해 예상 PBR은 0.74배에 불과하다. ROE가 양호하면서 PBR이 낮다면 수익성이 있고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종목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1분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 2월 판매를 저점으로 2분기엔 실적이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예상 PBR이 0.44배인 은행, 0.66배인 증권주와 함께 건설 항공 철강 업종의 주요 종목도 시장 기대를 충족하는 올 1분기 실적을 기반으로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