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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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가 도입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자금 유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보다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좀더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해외주식형펀드 악몽을 잊지 못한 사람들이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시작한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를 통해 들어온 자금은 현재까지 2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과 증권사로 각각 1061억원, 1018억원이 유입됐고 보험사 등을 통해 39억원이 들어왔다. 계좌 수로는 5만7553개가 개설됐다.

앞서 비과세 혜택이 주어졌던 2007년부터 2009년 말 사이 해외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9조원 규모에서 50조원까지 급증했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초기 반응은 저조한 편이란 게 업계 대부분의 평가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자금 유입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며 "판매사들이 ISA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는 뒤로 밀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과 증권사 일선 지점들이 ISA 전용 창구를 두고 판매에 적극 나선 것과 달리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에 대해서는 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운용사 관계자는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혜택이 ISA 못지 않게 크다"며 "앞으로도 상품이 꾸준히 나올 예정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반응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중 개별 펀드로는 피델리티운용의 '글로벌배당인컴펀드'에 가장 많은 299억원이 몰렸다. 이어 한국운용의 '베트남그로스펀드'와 이스트스프링운용의 '차이나드래곤A펀드'로도 각각 144억원, 120억원이 들어왔다. 지역별로는 중국펀드로 가장 많은 59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는 해외상장주식 투자에 따른 매매·평가차익, 환차익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득 요건 등 가입 조건 없이 누구나 3000만원 한도까지 가입할 수 있고 세제 혜택 기간은 10년이다.

중도 인출(환매)이 가능하고 납입 한도 내 일시와 적립식 납입을 선택할 수 있다. 금융 회사에서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투자를 위한 전용저축(계좌)을 신규 개설한 후 투자하면 된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