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운용사 성적표 '기막힌 반전'
중소형주로 재미를 봤던 자산운용사들이 흔들리고 있다. 증시의 중심이 주가가 싼 대형주로 바뀌면서 지난해 1, 2위를 다투던 메리츠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등이 수익률 하위권으로 밀렸다. 이 자리를 채운 것은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신한BNP파리바운용과 NH-CA자산운용 등이다.

◆NH-CA, 신한BNPP 뜨고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 제외)들의 평균 수익률은 -1.2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26%)을 2.5%포인트가량 밑돈다.

증시가 쉽게 오르기 힘들다고 오판한 매니저들이 매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한 달간 2조4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펀드를 빠져나간 것도 저조한 수익률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규모 환매에 대응하다 보니 새로운 종목 발굴이 힘들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배당주와 대형주 비중이 높은 운용사들이 그나마 나은 성과를 냈다. 설정액 1000억원이 넘는 40개 운용사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베어링자산운용으로 평균 2.66%의 수익을 냈다. 간판 상품인 ‘베어링고배당’과 ‘베어링고배당플러스’ 등이 담고 있던 포스코(연초 이후 25.53% 상승) 한국전력(18.6%) KT&G(3.35%) 등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2%대의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성과가 부진했던 운용사들의 약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인덱스펀드 비중이 높아 증시 분위기에 따라 전체 성과가 좌우되는 NH-CA자산운용은 연초 이후 수익률 순위에서 3위(1.12%)를 차지했다. 지난해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신한BNP파리바운용도 대형 성장주펀드인 ‘신한BNPP좋은아침코리아2’(4.78%)가 5% 가까운 수익을 낸 덕에 플러스 수익률(0.77%)을 지켰다.

◆메리츠, 현대인베스트먼트 지고

중소형주에 집중했던 운용사들은 성과가 부진하다. 지난해 공모 국내주식형펀드로만 1조3000억원을 빨아들인 메리츠자산운용(-7.81%)은 꼴찌로 추락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대표 상품으로 2만원 이하의 저가주에 집중 투자하는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도 같은 기간 -5.41%의 수익률을 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