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매각가 7천억 안팎서 결정될 듯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 등이 참여했다.

1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인 EY한영 회계법인이 이날 오후 6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액티스 등 3곳이 참여했다.

사실상 자금 조달력이 풍부한 대형 금융지주사 간 '2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과의 컨소시엄 구성안이 불발된 LK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해 파인스트리트, 글로벌원자산운용은 본입찰 참여를 결국 포기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이날 현대증권 종가(6천700원) 기준으로 계산한 지분 가치는 3천500억원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이를 훨씬 웃도는 가격으로 응찰이 이뤄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작년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와 체결했던 현대증권 매매계약 수준(약 6천500억원)을 넘는 7천억원 안팎에서 인수 가격이 제시됐을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당분간 현대증권 수준의 큰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고 KB금융과 한국금융이 모두 작년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가격 때문에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어 '통 큰 베팅'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높은 금액을 써내느냐가 될 것"이라며 "순현금 유입액 등 가격 조건을 최우선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준가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 현대상선, 산업은행, EY한영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준가격을 적은 자료를 밀봉해 한 시중은행의 비밀금고에 넣었다.

이 기준가격 이상으로 최고 응찰가가 나오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지만 기준가격 이하로만 응찰된 것으로 드러나면 기준가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밀봉된 가격은 28일 공개된다.

매각 주간사는 최종 입찰서에 담긴 인수 가격과 함께 자금조달의 확실성, 거래종결 능력 등을 포괄적으로 심사해 29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확인 실사 등을 거쳐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결정된다.

최종 거래종결 시점은 5월 말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