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융 자문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국민 재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서다.

금융위는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2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국민재산의 효율적 운용 지원을 위한 금융상품 자문업 활성화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170개사가 투자자문사로 영업 중이지만 대부분 기관투자자에 대한 운용자문이다. 개인에 대한 자문은 전체 자문수탁고 13조3000억원의 3%인 4000억원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이에 개인을 위한 자산자문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로보어드바이저의 직접 투자자문을 허용하고 금융자문업으로의 진출장벽을 낮추는 등 투자자문업 진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우선 로보어드바이저의 활용 범위를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의 자금을 운용하는 직원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간접 방식으로만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정 후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인력의 개입 없이 직접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거나 자문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공개 테스트를 열고 서비스 적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오픈베타' 서비스를 열고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운용해 수익률과 변동성 등을 공시한다.

투자자문업에 진출하기 위한 진입장벽도 낮아진다. 금융위는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 범위를 한정한 투자자문업 등록단위를 신설하고 투자자문업 등록에 필요한 자본금 조건을 기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춘다. 대신 경력조건 등 인적요건을 강화해 진입장벽 완화에 따른 자문업자의 질적 저하를 막는다.

현재 부동산자문만 하고 있는 은행에 대해서도 신설 투자자문업 범위에 한정해 자문업 겸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은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 자문은 할 수 있지만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에 대한 자문은 제한된다.

일반인의 자문채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투자자문업자(IFA)제도 역시 도입된다. IFA는 특정 금융사와 이해관계 없이 독립적으로 투자 조언을 해 주는 기관 혹은 개인을 말한다. IFA는 자문의 대가를 고객에게서만 받아야 하며 제조·판매사로부터는 이익을 제공받을 수 없다.

온라은 계약 체결 허용 범위는 확대된다. 자문계약과 일임형ISA의 온라인 계약 체결을 허용하고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유효성이 검증되면 로보어드바이저의 직접자문 서비스에도 온라인 계약을 허가할 예정이다.중장기적으로는 일정 요건을 갖춘 투자일임에 대해 모두 온라인 계약 체결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