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과열 우려 속 불참 결정…현대엘리베이터 제시 기준가 '주목'

증권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증권 본입찰 마감일을 코앞에 두고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이 돌출해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막판 본입찰 참여를 저울질하면서 이번 인수전의 '메가톤급 변수'로 급부상했던 미래에셋은 이날 불참하는 쪽으로 최종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은 애초 예상대로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은 이날 "현대증권 인수 컨소시엄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업계 리딩회사로 과열 경쟁 우려 등 큰 그림에서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의 참여로 대형 금융사 주도의 3파전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경우 예상 외의 '통 큰 베팅'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단 미래에셋 변수가 정리되면서 잔뜩 긴장했던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모두가 대우증권 인수에 나섰다가 가격싸움에서 밀려 실패했던 만큼 미래에셋이 빠졌다고 해도 '통 큰 베팅'이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부 입장에선 이번 인수전이 '설욕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분간 현대증권 수준의 큰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점도 현대증권 몸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수 후보자들은 지난 18일 마친 예비실사 결과를 토대로 입찰가 산정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이날 현대증권 종가(6천820원) 기준으로 계산한 지분 가치는 3천600억원선이지만,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4천억~7천억선을 예상 입찰가로 보고 있다.

또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할 기준가격도 이번 본입찰 과정에서 주목받는 부분이다.

현대엘레베이터는 본입찰 하루 전인 24일 기준가격을 밀봉해 금융기관의 금고에 보관하게 된다.

이튿날 본입찰이 마감되면 기준가격을 확인해 다른 인수 후보자들의 응찰가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준가격 이상으로 최고 응찰가가 나오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지만 기준가격 이하로만 응찰된 것으로 드러나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은 사실상 헐값 매각을 막는 안전판 역할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쥔 우선매수청구권은 그간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는 포인트가 됐다는 점에서 어느 선에서 기준가격이 제시될지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본입찰에 참가할 때 인수 후보자들이 내도록 돼 있는 보증금 300억원도 변수로 꼽힌다.

당장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일부 사모펀드의 참가를 제한하는 문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신속하고 확실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일반적인 입찰 때보다 한층 강화된 보증금 조건을 내걸었다.

인수 후보자가 본입찰에 나설 경우 보증금 300억원을 에스크로(예치계좌)에 입금한 뒤 확인서를 제출토록 한 것이다.

이 정도의 보증금은 자금력이 부족하거나 인수 의지가 약한 PEF로 하여금 본입찰 참가를 포기토록 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이외에 LK투자파트너스, 파인스트리트,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참여 의향을 밝힌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본입찰 포기를 공식 통보한 곳은 아직 없다"며 "변수가 많아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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