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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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7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주춤하다. 코스피지수는 21일 장중 2000선에 진입했으나 외국인의 변심에 1980선까지 주저앉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증시 '러브콜'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에 맞춘 투자 바구니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8포인트(0.21%) 하락한 1987.84를 기록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오름세로 출발한 뒤 30분도 안돼 2000선에 진입했으나, 외국인이 변덕을 부리자 1980선으로 내려 앉았다. 최근 7거래일 연속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던 외국인은 이날 팔자로 전환한 뒤 11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우려 완화, 국제유가 상승으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투자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는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FOMC가 예정된 4월까지는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유럽계 자금을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유럽계 자금이 외국인 전체 수급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될 환경은 조성됐다"며 "영국을 포함한 유럽계 자금은 경기 상황, 환율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단기 수급 변동성도 크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 순매수가 시작된 지난 1월 22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업종(철강, 화장품·의류, 건설, 조선, 화학)이 과거 유럽계 자금 유입 구간에서의 모습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전망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최근 상승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거나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지 않았던 업종, 시장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업종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해당하는 업종은 소매(유통),
미디어, 필수소비재(음식료), 건강관리(제약) 등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정보기술(IT)과 하드웨어 업종, 소매·유통업종을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IT와 하드웨어 업종은 외국인의 시각이 개선되고 있으며 소매 유통 업종은 최근 이익 추정치가 개선되는 점이 호재"라며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도 0.3%에 불과해 수급 개선 여력이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최근 많이 오른 소재와 산업재 부문은 매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재와 산업재 섹터의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각각 0.58%, 0.63%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해당 업종은 달러 약세를 상당부분 반영했고 수급 환경이 추가 개선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윤 연구원 역시 "산업재와 소재 업종은 3월 FOMC의사록이 공개되는 내달 초까지 분할 매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