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한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됐다는 소식(한경 3월18일자 A5면)이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중국이 보유한 한국 국채와 통화안정증권 등 상장 채권 규모는 모두 17조5090억원으로 미국(14조3900억원)을 3조원 이상 앞섰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국 국채 보유 규모는 2013년 12조5090억원에서 지난해 말 17조428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미국은 올 들어 공격적으로 채권을 매도, 2월 한 달간 3조6580억원어치를 팔며 보유 비중(14.9%)에서 처음으로 중국(18.1%)에 뒤졌다.

중국 경제의 불안상을 고려하면 이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중국이 자국 사정으로 보유 국채를 갑자기 대량 매도하면 그 쇼크가 곧바로 한국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집중적인 채권 매도는 가격 하락과 전반적인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이기도 한 중국은 미국에조차 보유채권을 일시에 대량으로 팔 수 있다는 위협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마침 글로벌 채권 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한 달여간 상승세를 지속해온 글로벌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갑자기 하락세로 반전했다. 당분간 통화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미국 중앙은행(Fed) 발표에 직접적 영향을 받았다. Fed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2회로 제안, 글로벌 채권 수익률을 일제히 끌어내렸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 주말 연 1.871%까지 떨어졌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0.839%를 기록하며 3월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국채 수익률도 급락했다. 10년물은 한때 연 -0.09%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 일본의 기준금리(연 -0.10%)보다 더 낮아졌다. 국내 국고채 수익률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중국의 돌발 상황이 한국 채권시장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중국발(發) 채권 리스크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