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17일 조선업종에 대해 "최근의 주가 상승은 심리적 요인 때문"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나타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차익실현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동익 연구원은 "수급적 요인을 제외하면 조선주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반등과 이란 수주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며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국제유가에 사실상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조선업종 주가 역시 국제유가와 동행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20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6.6달러로 바닥을 친 후 이달 11일 38.5달러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조선주도 약 30%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제로 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시추설비와 생산설비 등 해양플랜트 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70달러 수준까지는 상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인해 한국 조선소들이 수주할 수 있는 물량은 연간 2조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발 발주에 대한 기대감은 현재 주가에 지나치게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월 말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잔고는 2004년 이후 최저수준인 2844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을 기록하는 등 주요 산업지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 발주도 전무하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조선주는 최근 주가반등으로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매력도 상실했다"며 "추가 상승여력은 매우 제한적인 만큼 차익실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