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코데즈컴바인 주가 이상 급등과 관련해 '검은머리 외국인' 주도의 작적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6일 "한국거래소가 코데즈컴바인 주가 이상 동향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관련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이 유통 물량이 극히 적은 '품절주'인 코데즈컴바인 주식을 집중 매집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한 마큼 내국인이 외국인으로 둔갑한 '검은머리 외국인'의 작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증시에선 국내 자금을 해외로 돌렸다가 다시 국내로 들여오는 수법을 통해 몸집이 작은 중·소형주 주가를 띄우는 검은머리 외국인 사건이 여럿 적발된 바 있다.

케이만군도,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홍콩 등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거나 역외펀드를 조성하고서 한국에 투자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수법이다.

실제 이번 코데즈컴바인 주가 부양은 외국인 매집 세력이 개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4년 연속 적자를 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지난 3일부터 갑자기 튀어 올랐다.

지난 2일 2만3천200원이던 주가는 15일 15만1천100원까지 올라 6배 이상 치솟았다.

같은 기간 개인은 순매도로 일관했고 국내 기관 역시 전혀 거래에 나서지 않았다.

이처럼 주가를 급부양하는 과정에 '실탄'이 그리 많이 쓰인 것도 아니다.

지난 3일 이후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으나 순매수액은 57억3천만원에 그쳤다.

이는 코데즈컴바인 전체 주식의 99%가 넘는 3천759만여주가 보호예수(매각 제한) 상태로 유통 물량이 25만2천75주, 이날 종가 기준으로 355억원어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약간의 매수세만 붙어도 주가가 급등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펀드 등 해외 대형 기관투자가나 외국인 개인은 투자 가능 종목군에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소형 관리종목 코데즈컴바인이 포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만큼 주식 매집에 나선 외국인의 정체가 의심스럽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국내 자산운용사의 고위 관계자는 "경험상 검은머리 외국인이 개입된 시세조종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는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검은머리 외국인의 시세조종 시나리오를 떠올려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거래소의 조사 결과를 우선 지켜보고 구체적인 혐의가 발견되면 정식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전날 외국계 증권사에 코데즈컴바인 주식을 집중 매집한 외국인의 계좌 내역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