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추락하던 ‘주가연계증권(ELS) 펀드’의 수익률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 달 새 10% 이상 올랐다. ELS 펀드는 만기가 다른 13~20개의 지수형 ELS를 담아 펀드 형태로 만든 금융상품이다.
ELS펀드, 기다리던 봄 왔나
반등에 성공한 ELS펀드

15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ELS인덱스펀드’의 최근 한 달(2월15일~3월14일 종가) 수익률은 16.38%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설정 이후 -26.5%까지 떨어졌지만 ELS의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가 한 달 동안 10.45% 오르며 수익률도 뛰었다.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펀드’도 지난 1개월 수익률이 13.08%로 반등에 성공했다. 한때 -30% 아래로 떨어졌던 두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각각 -10.84%, -16.17%로 하락폭을 줄였다.

ELS펀드는 개별 ELS의 일별 평가가격을 평균해 펀드로 만든 상품이다. 삼성ELS인덱스펀드는 홍콩H지수 및 유로스톡스50을 기초로 하는 ELS상품 13개를,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펀드는 홍콩H지수와 유로스톡스50, 코스피200 중 2개 지수를 각각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상품 20개를 편입하고 있다.

ELS펀드는 출시 당시 ELS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줄인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서로 배타적 사용권까지 신청하는 등 경쟁도 치열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금융상품을 개발한 운용사에 1~6개월간 단독 사용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빠질 때 ELS 평가가격의 하락을 수익률에 반영하는 펀드 구조가 문제였다. 지난해 5월29일 14,801.94였던 홍콩H지수는 지난달 12일 7505.37로 반토막이 나면서 수익률은 -32.1%(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수 횡보해도 수익률 높아

현 시점에서 ELS펀드에 가입하면 개별 ELS에 투자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아 펀드에 담은 ELS가 만기 또는 조기 상환이 될 경우 설정 이후 수익률이 7% 수준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ELS펀드의 수익률이 0%일 때 가입한다면 최대 수익률은 7% 수준이지만 수익률이 -10%일 때는 최대 17%에 가까운 수익이 날 수 있다. 조기상환이란 일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만기보다 일찍 원리금을 되돌려주는 것이다.

삼성ELS인덱스펀드는 홍콩H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6개월과 9개월 뒤 각각 5.95%와 7.6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ELS 상환일이 가까워질수록 ELS의 평가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개별 ELS의 수익률(연 7% 수준)을 뛰어넘는다. 이정준 삼성자산운용 구조화운용팀장은 “6개월 뒤 홍콩H지수가 9000선을 넘어서면 11%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고려해 ELS펀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수현 NH투자증권 펀드담당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홍콩H지수가 6000선으로 하락하면 ELS펀드의 수익률은 -30% 아래가 된다”며 “지수 하락시 지수형 ELS 투자의 안정성이 높고 반대일 경우엔 ELS펀드의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