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관리종목' 코데즈컴바인 폭등…우선주도 동반 급등
펀더멘털과 무관한 주가 흐름…급등락 주의해야

최근 만년 적자 기업인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이상 급등하고 우선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내는 등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무관한 주가 급등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알파고 테마주' 등 각종 테마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종목들은 대부분 실적 개선 등 뚜렷한 재료조차 없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막연한 기대감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는 커다란 손실을 떠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데즈컴바인은 이날 장 초반 상한가로 직행해 전날보다 3만4천800원(29.92%) 오른 15만1천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가 정지된 지난 10일을 제외하면 지난 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이달 초만 해도 2만원대에 불과했던 코데즈컴바인은 15만원대로 치솟으면서 시가총액이 5조7천억원대로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 11일에는 동서를 제치고 코스닥시장 시총 3위에 올랐다.

이런 추세로 가면 16일 시총 2위인 카카오(약 6조7천억원)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

문제는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급등을 설명할 수 있는 재료가 없다는 점이다.

코데즈컴바인은 작년에도 208억6천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4개 사업연도 연속 적자를 낸 관리종목이다.

전문가들은 코데즈컴바인의 상장주식수는 3천784만주지만 작년 감자 등을 통해 실제 유통되는 주식은 25만주에 불과해 의미없는 매수세에도 급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15일에도 코데즈컴바인의 거래량은 1만2천여주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중공우(29.88%)를 비롯해 SK네트웍스우(29.81%), 태양금속우(29.80%), 깨끗한나라우(29.78%) 등 우선주가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원전선우(24.24%), 현대건설우(16.34%), 흥국화재2우B(9.34%), 계양전기우(6.76%) 등 다른 우선주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대호피앤씨우(12.78%), 소프트센우(10.93%) 등이 강세였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유통주식 수나 거래량이 적어 주가의 반응 속도가 빠르다.

코데즈컴바인이나 우선주처럼 유통주식 수가 비교적 적은 이른바 '품절주'가 기승을 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는 가격제한폭 확대를 앞두고 신라섬유, 양지사, 가희, 케이티롤, 국보, 팀스 등 대표적인 품절주가 급등하기도 했다.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후에는 우선주의 이상 급등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품절주는 유통주식 수가 많지 않아 비교적 적은 거래량에도 가격 변동폭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가격제한폭 확대 기대감에 상승했던 품절주 가운데 일부는 급등 한 달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나기도 했다.

기업의 실제 사업 내용과 무관하게 테마주로 엮여 급등락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세계 최정상급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결을 계기로 '알파고 테마주'가 출렁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산업용 로봇업체인 디에스티로봇과 지능형 로봇 개발사를 자회사로 둔 우리기술, 유진로봇 등이 테마주로 분류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경우 대부분은 엄밀히 따지면 인공지능과 큰 관련이 없고 심지어 일부는 재무 상태도 양호한 편이 아니다.

AI 부품을 만드는 에이디칩스는 지난 14일 최근 현저한 주가 급등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신규 사업 추진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금 조달을 검토 중"이라며 "회계감사 결과에 따라 4년 연속 영업손실로 거래소가 지정하는 관리종목으로 편입될 수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가상현실(VR)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VR 관련주가 들썩이기도 했다.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도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올해 테마주 관련 이상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기 위해 사이버상의 빅데이터 분석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 초기 이상거래를 잡아내는 이른바 '길목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이상 급등세를 보인 코데즈컴바인에 대해서는 일부 외국계 계좌에서 집중 매수한 정황을 포착, 주가 조작 가능성 등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묻지마 테마주의 경우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뚜렷한 근거 없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며 "불확실한 테마주는 단기간 상승하고서 급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향후 주가 급락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