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이틀째인 15일 각 은행과 증권사 창구는 여전히 한산했다.

간간이 지점을 찾은 고객도 직원들에게 ISA 상품 안내만 받을 뿐 직접 가입하지 않았다.

A 은행 여의도 지점 직원은 "대부분 고객이 가입 의지를 갖고 방문한 것이 아니라 주로 상품 문의만 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다수 금융회사는 찾아온 고객에게 ISA 편입 운용 자산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 우려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탁형은 투자자 입장에선 운용지시를 해야 하는 만큼 상품 설명을 구체적으로 듣고 비교하고서 판단을 내려야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구체적인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가입 전 상품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였다.

실제 이날 오전 4개 은행과 증권사 지점을 직접 찾아 상품 문의를 해본 결과 모든 금융회사 창구직원은 일임형은 물론이고 신탁형 상품 운용 가능 자산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B 은행 지점 직원은 신탁형 ISA에 편입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서만 간단히 안내해준 정도다.

이 은행이 고객을 위해 비치해둔 ISA 안내 글(팸플릿)에는 정기예금·펀드·주가연계증권(ELS)·상장지수펀드(ETF) 등의 구체적인 상품들이 소개돼 있으나, 일부 상품명이나 기초자산이 잘못 기재된 곳도 눈에 띄었다.

또 이런 상품을 다른 금융회사와 비교하고 싶으니 ISA 상품 설명서를 줄 수 있는지를 묻자 창구 직원은 "사내 자료여서 외부 공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금융회사 판매 창구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금융회사는 가입자가 직접 운용지시를 내리는 신탁형 ISA에 담을 투자 대상 상품 내용을 설명하기는커녕 상품명도 공개를 꺼리기도 했다.

C 증권의 한 PB는 "일정 주기로 ELS를 내놓을 것"이라며 "우리 증권사가 판매하는 ELS가 ISA 운용 가능 자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ISA 운용 보수를 잘 모르거나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증권사와 은행의 수수료는 제로(O)에서 최대 1% 수준으로 책정됐다.

특히 신탁형 ISA는 펀드와 ELS 등을 ISA 계좌에 담으면 연 1% 안팎의 수수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

그러나 D 증권사 창구 직원은 "신탁형 ISA에서 펀드와 ELS를 담아도 별도의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고선 재확인을 주문하자 뒤늦게 전화로 "잘못 알았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여러 금융회사의 상품 구성과 수수료를 꼼꼼히 비교한 뒤 가입해 달라고 당부하고 "금융회사의 판매 과정을 수시로 모니터링해 불완전 판매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