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양이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이사진 확대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2대 주주인 유진기업 등이 추진하고 있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오는 30일 주총에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주)동양은 14일 주총 공고를 통해 이사 수를 기존 10명에서 16명으로 늘리고 공동 대표이사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주총 안건에 상정한다고 밝혔다. (주)동양은 이와 함께 이사 수 확대와 관련한 정관 변경안이 통과될 경우 오영석 유진기업 경영지원실장 등 일곱 명을 신규 이사와 감사위원 후보로 올리는 내용의 안건도 함께 올리기로 했다.

(주)동양 최대 주주인 파인트리자산운용(지분율 9.75%)과 2대 주주 유진기업(9.31%)은 지난달 (주)동양에 대해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면서 각각 약 400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와 이사 수 확대, 신규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했다. (주)동양은 주주제안에 대해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적법성 여부를 검토했다. 그 결과 주주제안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기업·파인트리 측과 (주)동양은 이와 관련해 주주제안의 적법성을 문제삼지 않는 대신 제안 가운데 유상감자 건은 제외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동양은 정관으로 정해진 이사 수 10명이 모두 차 있다. 유진기업이나 파인트리가 자신들의 이사를 세우려면 기존 이사들을 해임하지 않는 한 이사 수를 늘릴 수밖에 없다. 이사 수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은 경영권 장악의 첫 번째 수순인 셈이다. 파인트리는 최근 “(주)동양의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유진기업은 경영권 확보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임도원/김태호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