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 삼성전자 '쇼핑'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올 1분기에 실적이 바닥을 다질 것이라는 전망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0.48% 오른 125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면서 지난 9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중순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본격적인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서도 기관투자가들이 1조8344억원어치를 내다판 반면 외국인은 2조177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종목은 포스코(2106억원)가 1위였고 삼성전자(1734억원)가 뒤를 이었다. 한 달 전만 해도 110만원대 초반을 맴돌던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0일부터 연일 올 들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에 삼성전자 실적이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과 지난 11일 주주총회에서 확인된 주주환원 및 책임경영 강화 방안 등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0%가량 감소한 5조원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4년 4분기(5조2884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사업 경쟁 심화로 1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며 “신제품인 갤럭시S7의 판매량 등이 관건이 되긴 하겠지만 2분기부터는 D램 및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1배에 불과해 현 주가가 바닥 수준이라는 인식도 컸다는 설명이다. PBR이 1배라는 것은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와 비슷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열린 주주총회 효과에 주목했다. 이 연구원은 “주총에서 분기배당 도입과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분리를 통한 주주환원 및 책임경영 강화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 우량한 재무구조,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등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