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해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인 한미약품이 처음으로 대형주로 체급을 변경했다.

저유가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은 중형주로 내려앉는 굴욕을 맛봤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종목 중 하루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 구성 종목을 심사한 결과, 한미약품 등 총 12곳이 중형주에서 대형주로 위상이 올라갔다.

한미약품이 대형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상장 이래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최근 3개월간 하루평균 시총을 기준으로 대형주·중형주·소형주로 나뉜다.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는 상위 1∼100위, 중형주는 101∼300위, 소형주는 나머지 종목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일라이릴리, 사노피 등 해외 제약업체들과 모두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주가가 크게 뛰어올랐다.

지난해 지수 구성 종목 정기변경 심사 기간(2014년 12월∼2015년 2월)에 9천640억원에 불과했던 한미약품의 일평균 시총은 이번 심사 기간에는 7조2천70억원으로 1년 만에 무려 647.6%나 증가했다.

반면에 국내 조선 '빅3' 가운데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은 중형주로 체급이 떨어져 체면을 구겼다.

대우조선해양이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내려앉은 것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4천7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숨어있던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난 영향으로 5조5천51억원의 영업손실이라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해양플랜트 대금 정산이 늦어진 데다 저유가로 인해 수주 부진이 지속된 것이 최악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 여파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아 일평균 시총은 1년 새 3조6천40억원에서 1조1천2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유동성이 넉넉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두산그룹 계열사들도 일제히 몸집이 줄어 중형주로 위상이 낮아졌다.

두산은 종전 2조3천500억에서 1조7천790억원으로 시총이 감소했고, 두산중공업은 2조6천60억원에서 1조9천910억원으로 줄었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시총이 2조1천620억원에서 9천660억원으로 감소폭이 더 컸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중형주로 내려앉은 것도 처음이다.

한편 이번 코스피 종목의 정기변경 심사에서 신규 상장 종목을 제외한 총 37개 종목이 종전보다 상위 단계로 올라갔고, 44개는 내려앉았다.

소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한 종목이 24개, 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올라간 종목이 1개다.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내려간 종목은 13개, 중형주에서 소형주로 주저앉은 종목은 31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총 206개 종목의 지수 구성이 바뀌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