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의 ‘고령화’와 ‘성장둔화’는 자기자본 측면에서도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제조업 내 자기자본(자본금+이익잉여금+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 등) 상위 50개 기업을 보면 한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 성장세가 둔화된 전통 산업체들이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50개 기업의 자기자본 평균은 131억9780만달러로 같은 기준 중국(168억8060만달러)과 일본(256억8710만달러) 기업 평균에 못 미쳤다.

중국 자기자본 상위 15위 안에는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 중국석유화공(시노펙) 중국선화 등 경쟁우위를 확실히 하고 있는 인프라 관련 기업이 다수를 차지했다. 일본은 도요타 혼다 등 전통 제조업 강자들과 함께 소프트뱅크 다케다제약 아스텔라스제약 등 성장산업 기업이 골고루 포진하며 신구 조화를 이뤘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중장비 건설 운송 등 중후장대 업종은 오래전부터 중국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며 “미래산업에서도 일본만큼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졌는지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