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에도 등락이 엇갈린 채 장을 마감했다.

10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23포인트(0.03%) 하락한 16,995.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0.31포인트(0.02%) 상승한 1989.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22포인트(0.26%) 내린 4662.1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ECB의 적극적인 완화 정책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장중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나마 S&P 500 지수는 장 막판 반등,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소비와 에너지, 헬스케어, 소재주 등이 상승했고, 금융과 산업, 기술 등의 업종은 내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CB는 이날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0.0%'로 5bp(1bp=0.01%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를 기존 마이너스(-) 0.30%에서 -0.40%로 0.10%포인트 내렸다. 월간 자산매입 금액도 현행보다 200억 유로 확대한 800억 유로로 결정했다.

매입 대상 자산에는 기존 국채와 커버드본드, 자산유동화증권(ABS), 유럽 기관채에 더해 투자등급의 비은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도 추가하기로 했다.

또 실물경제에 대한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4년 만기의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오는 6월부터 2차로 가동하기로 했다.

다만 향후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면서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크게 반감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2~3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개장 전 발표된 미 고용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시장 예상치를 대폭 밑돌면서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1만8000명 감소한 25만9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5000명을 밑도는 수준이다.

전날 급등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다시 하락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동결 합의를 위한 일정이 잡히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5센트(1.18%) 낮아진 37.84달러에 마쳤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