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을 계기로 10일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알파고 테마주'가 형성돼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람이 만든 인공지능이 세계 1위 바둑기사를 불계승으로 이기는 모습을 보이자 인공지능 기술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에 인공지능주나 로봇주 등으로 분류된 주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알파고와 같이 고도의 사고를 하는 엄밀한 의미의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다고 하기엔 어려운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미래 성장성이나 재무구조 등을 꼼꼼하게 살펴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알파고 관련주로 분류된 디에스티로봇, 유진로봇, 우리기술, 로보스타 등 종목들은 일제히 전날보다 5∼15% 이상 올랐다.

이날 11시 50분 현재 디에스티로봇은 15.68% 오른 6천860원에, 유진로봇은 7.58% 상승한 5천390원에 각각 거래됐다.

로보스타와 우리기술도 각각 6.88%, 9.77% 뛰었으며 한국전자인증은 1.81% 상승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인공지능과 큰 관련이 없고, 재무상태도 그렇게 양호한 편은 아니어서 옥석을 잘 따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날 오전 상한가(7천700원)까지 치솟은 로봇 생산업체 디에스티로봇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30억∼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에 14억원의 흑자로 돌아섰지만, 흑자폭이 크지는 않다.

우리기술도 수년간 40억∼70억원대의 적자를 내다가 작년에 2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꿈틀거리는 로봇주는 대부분 산업용 로봇을 생산해 인공지능과 큰 관련이 없거나 자회사를 통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기업들로, 대부분 실적도 좋은 편이 아니다"라며 "이들 기업의 주가는 알파고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