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본사 사옥 전경(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 본사 사옥 전경(사진=롯데제과)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비싼 황제주(株)인 롯데제과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액면분할로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데다 두 배 이상 늘어난 배당금과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 그리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체제로 전환 등이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주식의 액면을 쪼개면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져 거래량이 늘어나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8일 롯데제과는 전날보다 14만원(5.77%) 오른 25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1.93% 오른 채 장을 마감하는 등 사흘째 뛰고 있다.

롯데제과는 다음달 말 유통 주식 수 확대를 위해 주당 액면 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한다. 이에 발행 주식 총수는 기존 142만1400주에서 1421만4000주로 늘어날 예정이다.

◆ 배당금 총액,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

롯데제과는 이번 주식분할에 대해 "그동안 주식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보니 거래가 비활성화된 측면이 컸다"며 "이를 해소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고자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높은 가격과 낮은 거래량에 망설이던 이들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며 "직접적으로 이익은 늘지 않지만 투자자가 많아지니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당금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롯데제과는 전날 이사회를 통해 주당 1만127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5200원의 주당 배당금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배당금 총액도 지난해 약 73억1800만원에서 올해 160억1900만원으로 뛰었다.

이 관계자는 "배당은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이기 때문에 주가가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봤을 때 배당금 증가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것이기에 좋은 투자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안정적인 실적, 신동빈 체제로 전환도 '기대'

롯데제과는 최근 3년간 실적이 개선돼 왔다. 2013년 915억3700만원이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다음해 1147억7000만원으로 증가했고 작년에는 1444억61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 상승률은 51.3%에 달한다.

매출은 2013년 1조9763억원에서 2014년 2조2247억원, 작년에는 2조2579억원으로 총 14% 가량 늘어났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지난해부터 취급품목수(SKU)를 10% 가량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해왔다"며 "앞으로 저수익 제품 퇴출과 고급 브랜드 육성으로 영업이익률이 연평균 0.5~0.7%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롯데제과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06% 오른 1720억원, 매출은 4.92% 증가한 2조36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빈 회장 체제에 대한 기대도 높다. 롯데제과는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오는 21일 임기가 끝나는 신 회장과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는 재선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같은날 임기가 만료되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롯데그룹 내에서 신격호 회장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2008년 이후 일본과 한국을 신동주·신동빈 형제가 분할 경영했기 때문에 협력이 충분치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체제로 바뀔 경우, 일본과 한국 롯데의 제과업은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롯데제과는 식품사업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빈 회장과 특수관계자 보유 지분은 상위 지주사로 현물 출자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잠재된 영업 및 자산가치가 부각돼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