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와 은행이 추천한 프라이빗뱅커(PB)들은 올해 증권시장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시장 대응 방안은 70 대 30으로 갈린다.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직접 투자보다는 롱쇼트(저평가 주식 매수+고평가 주식 공매도)펀드나 헤지펀드 등 중위험 사모상품에 간접 투자하라는 조언이 70% 쪽이다. 나머지 30%는 현금과 고위험 자산인 주식을 나눠 담는 ‘바벨형 투자’를 추천했다.

◆다양한 중위험 포트폴리오

주식 투자를 위험하게 여기는 자산가에게 중위험 자산은 은행 금리보다 높은 금리(연 5~6% 정도)를 안겨주는 매력적인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왕운식 신영증권 압구정지점 1팀장은 “시장이 박스권을 벗어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팩펀드 공모주펀드 등 사모상품 위주로 분산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희 NH투자증권 테헤란로WMC 부장도 “롱쇼트 전략이 들어간 절대수익형펀드(ARS)를 주로 추천한다”며 “파인밸류투자자문의 공모주펀드, 포커스투자자문의 메자닌펀드도 유망 사모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위험성이 불거지면서 단기 투자가 가능한 전자단기사채 회사채 등에도 관심이 높다. 박준후 대우증권 동탄지점장은 “전단채는 3개월 만기에 연 2.5~3.5% 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안전 자산을 원하는 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며 “대한항공 LS네트웍스 등 회사채 추천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투자심리와 달리 지금이 ELS 투자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공성율 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작년보다 ELS 수익률이 동일한 조건에서도 2~3%포인트 올라가 지금 들어가기 유리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위험도 즐길 줄 알아야”

반면 중위험 자산 투자 비중을 줄이고 가장 안전한 현금성 자산과 고위험 자산(주식)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하는 PB도 많다. 이른바 투자위험의 양쪽 극단에 동시에 돈을 넣는 ‘바벨형 투자’다. 현금 비중을 유지하면서 유망 주식을 골라 치고 빠지는 것이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규삼 메리츠종금증권 강남금융센터 지점장은 “앞으로 2년간은 자산의 50%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면서 좋은 종목이 나올 때마다 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해외 주식 중에서는 상반기까지 미국 모바일 기술주, 하반기에는 중국 증시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우현일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신기술 특허를 보유한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허란/박진우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