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시총) 1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이 2% 증가에 그친 데 비해 영업이익은 18%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SK이노베이션, GS, S-Oil, 대림산업,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적자를 내던 기업들이 극한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로 전환하거나 적자폭을 축소한 것이 영업이익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은 인수합병 효과로 외형이 커진 기업들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하자 기업들이 외형 키우기 경쟁을 자제한 채 수익 중심의 영업활동과 함께 비용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은 1천523조5천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0조8천102억원)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3조3천843억원에서 110조5천89억원으로 18.3%(17조1천246억원) 증가했다.

100대 기업은 2월 말 시총을 기준으로 했다.

전년 인수합병으로 외형이 커진 SK,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 한화 등을 제외한 95개사의 매출은 1천395조2천40억원으로 작년 대비 1.7%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은 괄목할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 GS, KT, S-Oil, 대림산업, CJ E&M 등 6개 기업이 흑자로 전환하고 현대중공업이 적자폭을 많이 축소해 영업이익 개선을 주도했다.

작년 전기료 인상으로 영업이익을 6조원에서 11조원으로 배 가까이 늘린 한국전력도 큰 영향을 미쳤다.

100대 기업 중 매출이 늘어난 곳은 72개사에 달했다.

인수합병 이슈가 있었던 기업을 빼고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카카오로 2014년 4천989억원에서 작년 9천322억원으로 86.9% 늘렸다.

이어 한미사이언스와 NH투자증권이 각각 47.3%, 45.1%의 증가율로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은 플러스를 기록한 기업이 흑자 전환한 6개사를 포함해 총 64곳으로 감소한 곳보다 많았다.

삼성전기가 영업이익을 180배 많은 2천997억원으로 늘려 증가율이 1만7천890%에 달했고 한미사이언스(1천139.3%), 한미약품(514.8%), SK(416.8%), 롯데케미칼(359.1%), NH투자증권(150.4%), 한화케미칼(138.6%), 삼성증권(125.6%)이 100% 이상 늘렸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