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19대 국회서 법 개정안 통과시키겠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일 증시 개장 60주년을 맞아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이에 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총선 뒤 이번 19대 국회 회기 중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화답했다.

최 이사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증시 개장 60주년 기념식에서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는 새로운 희망의 60년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연내 지주사 전환 등을 추진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본사 소재지 규정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거래소는 지주사 전환 계획을 포기하지는 않고 있다.

최 이사장은 "지난 60년간 선진시장의 문턱까지 달려왔다면 앞으로 60년은 그 문을 열어젖히고 '글로벌 톱7 마켓'의 꿈을 실현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축사를 맡은 김무성 대표는 "한국거래소와 우리 자본시장이 발전하려면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가 돼야 한다"며 "총선이 끝나고 19대 국회 회기 안에 반드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부산에 거래소 본사를 둘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기식 의원은 "거래소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려면 부산에서 의석 한 석 정도는 양보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김 대표께서 의석을 양보해준다면 대승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다소 다른 목소리를 냈다.

최 이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변화상도 소개했다.

그는 "1956년 3월3일 전후(戰後)의 상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척박한 황무지에 증권시장의 새싹이 일어났다"며 "지난 60년간 12개 상장기업은 2천여개로 늘어났고, 시가총액도 1천400조원을 넘는 세계 13위권의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최 이사장은 "1962년 5월 증권파동으로 시장이 마비돼 장기 휴장에 들어갔던 아픈 기억도 있다"며 "1970년대 후반 본격적인 상장 러시를 이루면서 비로소 발행·유통시장의 틀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이어 "1979년 여의도로 터전을 옮긴 이후 1980년대 국민주 보급으로 증시 대중화 시대를 열며 1989년 3월 말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며 "1990년대에는 외국인 증시 개방과 '벤처 붐'으로 획기적인 도약을 맞기도 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정보기술(IT) 버블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우리는 쓰러지지 않고 다시 뛰었다"며 "파생상품시장을 자본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키웠고 채권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함으로써 일평균 60조원의 금융투자 상품이 거래되는 종합 자본시장으로 발돋움했다"고 강조했다.

또 "IT 신기술과 서비스 혁신으로 무장한 세계 거래소들이 국경을 초월한 유동성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 거래소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기존 투자자의 역외 유출을 막는 동시에 새로운 투자수요를 역내로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와 인프라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개선하고 글로벌 연계거래, 인수합병(M&A), 조인트 벤처 등 다양한 해외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매매체결 중심의 전통 영역에서 벗어나 중앙청산소(CCP), 장외플랫폼, 블록체인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1956년 3월3일 대한증권거래소가 출범한 지 60주년을 맞아 개최한 기념식이다.

행사에는 김무성 대표와 김기식 의원,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등 국회와 정부, 학계, 증권업계의 주요 인사 약 500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