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호재 평가…장기적으로는 '글쎄' 의견도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 부문 매각에 따른 유동성 위기 완화로 주가에 청신호가 들어왔지만 장기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3일 오전 10시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날보다 240원(5.10%) 오른 4천945원에 거래됐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1조1천3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를 짓눌러왔던 유동성 문제가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도 대체로 이번 결정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을 끝내면 본사 기준 순차입금이 3조1천억원에서 2조원으로 줄어든다"며 "올해 하반기엔 밥켓 상장도 추진해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4천500원에서 7천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도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증권과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는 종전대로 유지했지만 공작기계 부문 매각이 재무리스크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매각 금액과 시기가 확정됨에 따라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부담은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2016∼2017년 유동성 고비를 넘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채 1조5천억원과 영구채 5천억원을 내년까지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1조원의 현금 확보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매각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각에 따른 현금 유입으로 단기 유동성 우려는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공작기계 매각 대금 유입에 따른 이자비용 감축 효과가 해당 사업부문이 창출할 수 있는 이익에 못 미치는 등 기존 이익 전망이나 투자의견 상향의 요인이 되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도 "1조원 중후반에 팔릴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1조원대 초반에 매각이 결정된 점은 아쉽다"며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5조522억원이어서 이번 매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더라도 3조9천억원 수준의 순차입금이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의 모회사인 두산중공업 역시 같은 시각 1천원(5.70%) 오른 1만8천550원에 거래됐다.

이재원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확보는 자회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낮춘다는 의미에서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에 긍정적인 뉴스"라며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분 57%를 보유한 대주주이지만 두산건설의 무상감자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