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한화테크윈 등 주요 방위산업 관련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년치 일감을 미리 수주하기 때문에 대외 변동성에 둔감하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커지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방위산업주의 재발견…"한국 제조업의 신성장주"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부각

LIG넥스원은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90% 오른 12만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4.76%까지 치솟았다.

방위산업주의 재발견…"한국 제조업의 신성장주"
현대로템도 2.37% 뛴 1만5100원, 한화테크윈은 1.79% 상승한 3만9900원에 마감했다. 퍼스텍(2.14%) 풍산(1.43%)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2%) 등도 강보합세를 보였다.

방산주는 유럽 은행의 수익성 악화 등 악재로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했던 지난달에 빛을 봤다. 최근 한 달간 현대로템 주가는 21.40% 올랐고 한화테크윈과 풍산도 각각 21.36%, 8.96% 뛰었다. 같은 기간 KAI(-2.2%) LIG넥스원(-0.1%) 등은 약보합세를 보였지만 다른 업종보다 낙폭이 크진 않았다.

K-9 자주포
K-9 자주포
시장의 불안요인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실적 안정성이 높은 방위산업체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수출주가 대부분 글로벌 경기 흐름에 민감한 반면 방산주는 국방부의 중장기 계획에 따라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 때문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국방부는 2020년까지 방산업체의 주요 매출원인 방위력 개선비로 총 77조원을 집행할 예정”이라며 “방위력 개선비가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는 만큼 LIG넥스원 등 국내 업체의 실적 안정성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돌발 악재는 경계해야

방산주는 실적 개선 기대가 약해진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 가운데 보기 드문 성장주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저출산과 복무기간 단축으로 줄어드는 병력을 대체하기 위한 첨단무기 개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저성장 시대에도 방산주의 성장세는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 규모는 10년 전인 2006년 2억5000만달러에서 2014년 36억1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134.5%에 이른다.

T-50
T-50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탄약과 부품류 등에서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과 잠수함 등 첨단 기술력에 기반을 둔 고부가가치 무기체계로 수출 품목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한국 제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교보증권과 SK증권은 방위산업 업종에 ‘비중 확대’를 제안했고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KDB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도 기존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방산주는 비리와 프로젝트 연기 등의 위험 요인이 따른다.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단가 부풀리기 등의 비리 문제가 터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