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가 3월 글로벌 정책회의 릴레이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전세계적 경기 둔화와 금융 불안을 막기 위해 통화와 재정정책을 포함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합의한 만큼 이어 열릴 이벤트들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월에 열릴 글로벌 이벤트 중 증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각국 통화정책회의다. 한국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10일, 일본중앙은행(BOJ)은 15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16일에는 미국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발표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2월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기준금리 인하가 도마 위에 오른다. 증권업계는 3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정책이 나올 것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시행되면 하반기 추가 인하까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가 예상된다"며 "증시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 인하가 유력해지면서 환율이 높게 유지된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1240원대까지 치솟으며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지만 기업 이익 상승동력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환차손 우려까지 더해진다면 매수 유인이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ECB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경제지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성장률 전망 역시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최근 선행성 경기지표와 소매판매 관련 지표들의 모멘텀(성장 동력)이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ECB 정책위원들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확률이 높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역시 유럽 의회에서 "유로존 경기 회복을 위해 소임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주저 않고 행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10bp 내외의 마이너스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 외에도 현재 월 600억 유로 규모인 월간 자산 매입규모의 확대, 매입 자산군 확대 등이 동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ECB가 이탈리아 시중은행의 부실채권을 담보로 받고 현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회사채나 은행채로 매입 자산군을 확대하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졌다.

BOJ의 금융정책위원회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양적완화 규모 확대 등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해도 경기 회복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없으면 역효과가 나올 뿐"이라며 "우리나라의 추경과 같은 일본 정부의 재정정책이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열리는 미국 FOMC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질 확률이 높다. 지난 10일 재닛 옐런 의장의 발언, 17일 발표된 FOMC 의사록 등에서 연이어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확인됐고 시장 흐름 역시 기준금리 인상 연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은 다른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완화 확대와 맞물려 글로벌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른 달러 약세는 위안화 약세와 자금 유출, 국제유가 하락, 신흥국 자금 유출 등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 요소들을 완화시키는 요인도 될 수 있다.

3월 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중국 양회(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도 주요 이슈다.

이번 양회에서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13차 5개년 경제계획을 구체화시키게 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양회에서 6.5~7.0% 수준의 GDP 성장률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양회를 전후해 지급준비율 인하, 재정정책 확대 등의 부양책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완화정책 기조는 국내 증시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정책과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는 곧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진다. 안전자산에 쏠리던 투자가 위험자산으로 분산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정책의 방향성에도 불구하고 3월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에 따른 북한 리스크,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리스크는 국내 증시 상승을 제약할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박상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완화적 정책 기조는 위험자산에 우호적 요인이지만 국내 고유 리스크인 북한 리스크는 3월 중 더 확대될 것"이라며 "3월 중 국지 도발 가능성이 높고 군사적 긴장감의 고조에 따라 원화 약세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약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손 우려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된다"며 "코스피지수가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되며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