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펀드 약진
올 들어 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신흥아시아 펀드가 약진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28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6개 신흥아시아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0.66%였다. 중국본토펀드(-20.76%) 유럽펀드(-11.33%) 인도펀드(-10.44%) 북미펀드(-9.77%) 등이 올 들어 10% 안팎의 손실을 낸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CA인도네시아포커스A’(8.99%) ‘삼성아세안2A’(4.89%) 등이 수익률 선두권을 형성했다. 태국(연초 이후 지수 3.52% 상승)과 베트남(1.42%) 증시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김성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로 지난해 동남아시아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며 “원자재 가격이 진정되는 올해 들어 뚜렷한 기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동남아시아 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에 ‘거품’이 많지 않은 데다 인구 증가로 내수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어서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천천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동남아시아 증시가 안정세를 되찾았다”며 “경제성장률이 높아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로 동남아시아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남아시아 증시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2월 들어 달러 강세 기조가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상승장이 나타났을 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국면이 재연되면 조정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