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스튜어트 맥쿼리투자신탁운용 리서치센터장 "일본 마이너스 금리, 고령화로 성공 못할 것"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실패할 겁니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통화정책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딘 스튜어트 호주 맥쿼리투자신탁운용 리서치센터장(사진)은 25일 서울 소공동 맥쿼리증권에서 연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따른 경제 환경변화 및 전망’ 간담회에서 “금리를 낮추면 경제 주체의 대출이 늘고 투자가 증가한다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구 고령화로 기업은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해 투자를 꺼리고, 노인층이 늘면서 민간 대출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돈을 빌릴 주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인위적인 대출 확대 정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세계 경제가 저성장, 낮은 실업률, 낮은 노동참가율 등 소위 ‘3저의 늪’에 빠져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젊은 층이 줄면서 노동인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낮은 생산성이 저성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과 유럽은 각각 1995년, 2010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됐다”며 “지난해 중국까지 생산가능 인구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저성장은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령화 사회는 저물가 현상을 겪고 있는 일부 국가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은퇴 이후 벌어둔 돈을 쓰기만 하는 계층이 늘어날 것”이라며 “생산보다 소비 규모가 커지면서 5~10년 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튜어트 센터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일어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은퇴 연령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성장 사회에선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투자는 성공하기 힘들다”며 “미래의 노동시장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헬스케어 관련 인프라 등의 투자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