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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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차솔' '봉차' '슈로더 브릭스' 부르기만 해도 아픈 해외펀드 이름들이다. 첫 만남은 기쁨이었지만 이내 고통을 안겨줬고 결국엔 절망으로 바뀌었다. 해외펀드에 대한 악몽을 안고 있는 투자자가 적지 않은 가운데 오는 29일부터 비과세 해외펀드 상품이 대거 쏟아진다. 해외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신규 펀드에 가입하면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저금리 국면에 접어든만큼 해외주식펀드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좋은 투자 수단이라고 조언한다. [한경닷컴]은 3회에 걸쳐 이번 비과세 해외펀드의 장·단점과 눈여겨봐야 할 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넣고 가는게 맞습니다. 신흥국에 좀 더 관심을 둔다면 인도가 괜찮고요. 예전처럼 '브릭스'로 묶어 가져가는 것은 추전하지 않아요. 지역이 아닌 종목별로 얘기하면 제약·바이오를 주목해야하죠.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에 한번 올랐다가 떨어진 뒤 다시 바닥을 치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지점 관계자)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비과세 해외펀드) 시작을 앞두고 국내 자산운용사들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오는 29일과 다음달 2일 38개 운용사가 310개의 비과세 해외펀드를 출시하고 투자자 잡기에 나선다.

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용사들이 밀고 있는 비과세 해외펀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펀드와 중국, 베트남을 앞세운 신흥국펀드다.

선진국펀드 대표주자는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삼성운용은 기존에 운용하던 '미국대표주식펀드'와 '노무라일본펀드'를 비과세 해외펀드 주요 라인업으로 내세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거나 일본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 주도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운용은 다음 달 중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KB운용은 '유로주식인덱스펀드'와 '재팬주식인덱스펀드', '유럽고배당주식펀드'를 전략 상품으로 내놓는다. 유로주식인덱스펀드는 유로존 대표지수인 유로 스톡스50지수를 추종한다. 재팬주식인덱스펀드는 일본 닛케이225지수에 연동하며 주요 구성종목은 패스트리테일링, 화낙, 소프트뱅크 등이다.

이밖에 알리안츠운용은 '뉴유럽배당펀드' 스팍스자산운용은 '본재팬증권펀드' 등을 각각 출시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베트남그로스펀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신흥국펀드에 집중한다.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수출 기지로 떠오를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대원 한국운용 글로벌운용 팀장은 "베트남은 6%대 후반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며 "견조한 경제 성장과 정부 정책의 조합 결과 물가 안정, 은행 부실 해소 등을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2006년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를 만든 뒤 꾸준히 리서치 업무를 해오고 있다"며 "현지 기업 실사를 바탕으로 한 리서치로 정확한 기업 분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자산운용과 동양자산운용도 각각 '차이나본토펀드'와 '베트남펀드'를 주력으로 선보인다. IBK자산운용은 '인디아인프라펀드'를 내놓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울러 가장 많은 비과세 해외펀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그로스펀드'와 '미국블루칩인덱스펀드' '베트남&차이나펀드' '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 등이다.

지역이 아닌 업종(섹터)펀드에 주력하는 운용사도 적지 않다. NH-CA자산운용의 '글로벌실버에이지펀드'와 메리츠자산운용의 '글로벌헬스케어펀드', KDB자산운용의 '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 한화자산운용의 '글로벌헬스케어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해외펀드가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만큼 한 지역이나 업종보다는 다양하게 분산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과세 해외펀드는 매력적인 혜택이 있지만 해외주식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투자 위험이 높다"며 "꾸준한 위험 관리가 동반돼야 중장기적으로 양호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단일국가나 상품에 몰빵(집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투자를 기본으로 해야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며 "지역과 스타일 별 분산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민경/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