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해 삼성그룹을 상대로 일전을 치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옛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식 대량 보유 공시(5%룰)를 위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공시의무를 피하기 위해 파생 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를 이용한 행위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재를 확정한 첫 사례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열고 엘리엇의 삼성물산 주식 보유공시 위반 혐의를 검찰에 통보하기로 했다.

증선위는 엘리엇이 TRS를 통해 삼성물산 지분을 대량 취득한 것을 ‘파킹 거래(일시적으로 지분을 맡기는 거래)’로 결론 내렸다. 지분율이 공시를 해야 하는 기준인 5%를 넘겼으면서도 파킹거래로 매집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의도적으로 파킹거래를 한 것인지,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하고 파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불공정행위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해외에 있는 엘리엇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검찰의 기소가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증선위는 STX조선의 감사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에 대해서도 중과실에 해당하는 징계를 확정했다. 삼정의 STX조선에 대한 감사업무는 2년간 제한된다. 담당 회계사들에도 유가상장회사 감사를 1년간 금지하는 등의 제재를 내렸다.

비상장회사인 옐로모바일은 증권신고서 기재 누락과 보고서 제출의무 위반 등으로 3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이상혁 대표이사 역시 과징금 3000만원을 물게 됐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