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에 시달리는 삼립식품
최근 조정장에서 삼립식품 등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들이 공매도 세력의 주요 공략 대상이 됐다. 대외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종목들에 공매도가 쏠렸다는 분석이다.

18일 삼립식품은 0.78% 오른 25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소폭 올랐지만 빨간불(상승)이 들어온 것은 지난 1일 이후 처음이다. 2일부터 내리 하락해 이달에만 19.18% 떨어졌다.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된 영향이 컸다. 삼립식품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지난 15일부터 3거래일 연속 20%가 넘었다. 7.22% 급락한 17일엔 공매도 비중이 26.1%에 달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사들여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큰 반면 오르면 그만큼 손실은 불어난다. 따라서 공매도 물량이 많으면 통상 그 종목 주가는 하락한다.

환율 수혜 등이 부각되면서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를 사들이는 대신 음식료업종의 내수, 경기방어주를 내다파는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최근 4거래일간 기관은 삼립식품을 11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고PER의 내수주인 한샘, 오뚜기도 같은 이유로 삼립식품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유통물량이 적은 것도 주가 변동성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삼립식품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72.86%에 달해 유통주식 수는 174만여주(20.17%)뿐이다. 조병훈 삼립식품 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적도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라며 “하락세가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