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가 패스트푸드 체인인 한국 버거킹을 팔기 위해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토종 사모펀드들이 매물을 대거 쏟아내고 있어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어피너티와 한국 버거킹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IG파트너스와 어피너티가 구체적인 가격과 조건을 놓고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한국 버거킹 지분 100%다. 가격은 2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2012년 두산으로부터 1100억원에 버거킹을 인수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2013년 투자한 커피전문점 할리스에프앤비도 관심을 받는 매물이다. 2013년 685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성장세가 눈에 띄는 만큼 올해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성공하면 IMM의 첫 경영권 투자 회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ING생명도 올 상반기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ING생명 인수 당시 MBK는 ‘차익을 얻기 위해 조만간 재매각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을 없애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2년간 되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매각 제한 시한이 지난 만큼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모건스탠리PE가 2011년 사들인 놀부, 모건스탠리PE와 신한PE가 2008년 공동 인수한 전주페이퍼 등도 펀드 만기를 앞두고 시장에 나올 매물 후보로 꼽힌다.

PEF가 보유한 매물이 대거 시장에 나오는 가운데 인수후보로 꼽히는 기업들의 여력이 많지 않아 M&A 시장이 매도자 우위에서 매수자 우위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PEF 관계자는 “기업들도 구조조정 매물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PEF들이 원하는 가격을 낼 만큼 인수 의지를 가진 후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의치 않을 경우 기업공개(IPO) 등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 증시가 좋지 않은 것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