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14일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가진 주식들은 반등 시 비중을 축소해야 하며 대형 가치주에 관심을 기울일 시기라고 밝혔다.

이재만 연구원은 "엔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기 이전까지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복귀는 쉽지 않다"며 "증시가 패닉에서 벗어나더라도 외국인 귀환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주가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우려가 경기둔화에서 금융시스템·중앙은행에 대한 신뢰 약화로 문제가 넘어가고 있다"며 "금융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에선 고밸류에이션·성장주들의 주가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유럽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도이치은행은 수익성 악화에다 CDS프리미엄이 급등(지난해 11월 최고점 대비 84%)했다.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와 인테사산파올로의 부실채권 비율은 각각 15%와 18%다. 유럽 주요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5% 내외라는 점을 감안 시 높은 편이다. 또 두 은행의 CDS프리미엄은 최고점 대비 30% 수준에 불과해 추가 상승 위험이 남아 있다.

그는 "현재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는 고밸류·성장주인 제약·바이오 업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관련주가 반등할 경우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국제유가는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저밸류·가치주의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원유시장의 투기적 매도 포지션 비중은 이전 최고 수준과 유사한 38%까지 급등한 이후, 다시 축소되고 있다. 2월 미국의 원유시추공수는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541개까지 감소했다.

그는 "이는 과잉 공급 우려를 완화시킬 뉴스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수출경쟁으로 인해 원·엔 환율 흐름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대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과 같은 대형 가치주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