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 2천306억원 내다 팔아…순매도 1위는 셀트리온

국내 증시의 대표 투자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이 지난 11∼12일 코스닥시장 폭락장세 때 고평가 부담을 안은 제약업종을 집중적으로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틀간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천900억원과 1천81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제약업종에 대한 순매도 규모가 2천306억원으로, 28개 업종 중에서 가장 컸다.

외국인은 11일 279억원, 12일 573억원 어치의 코스닥 제약주를 바구니에서 덜어냈다.

기관 역시 코스닥 제약주를 11일 1천62억원 어치 팔아치우고서 12일에도 391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코스닥 강세의 주역인 제약업종지수는 이틀 새 15.41% 떨어져 전 거래일인 지난 5일까지의 상승분(15.16%)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의 급락은 대형주의 몰락"이라며 "제약업종이 코스닥 급락 전까지 15%가량 오른 상황이다 보니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또 인터넷(-430억원)과 반도체(-257억원), 방송서비스(-170억원), 소프트웨어(-156억원), 오락·문화(-150억원), 통신방송(-138억원) 등의 업종 주식도 내던졌다.

종목별로는 셀트리온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상위 1위에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11∼12일 이틀간 셀트리온만 각각 541억원과 923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의 램시마 승인 권고에 대한 기대감에 지난달 32.7% 급등한 셀트리온은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이틀 새 16.25% 급락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장중 12만9천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고선 바로 돌변해 5.19% 하락한 데 이어 12일엔 11.66% 떨어져 10만원에 턱걸이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시가총액 2위인 카카오도 각각 334억원과 71억원 어치를 내다 팔아 순매도 상위 2위와 7위에 각각 올려놨다.

카카오의 주가는 이틀 간 14.78% 내렸다.

외국인은 또 메디톡스(-259억원)와 이오테크닉스(-205억원), 바이로메드(-88억원), CJ E&M(-65억원) 등도 이틀 새 집중적으로 처분했다.

기관은 셀트리온 다음으로 바디텍메드(-140억원)를 많이 팔아 치웠고 코나아이(-137억원)와 CJ E&M(-118억원), 뉴트리바이오텍(-117억원), 메디톡스(-110억원) 등 순으로 순매도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공포 심리가 커지면 매도가 추가 매도를 부르는 상황을 간과하기 어렵다"며 "수급 기반이 흔들리며 파장이 깊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닥 시장에서 급등락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