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스크, 4월 총선 전까지 지속될수도

글로벌 증시 하락과 대북 위험 등 잇단 악재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둔화 우려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엇갈린 정책 흐름과 북한 미사일 도발이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11일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 본부장은 "코스피를 둘러싼 악재들이 적어도 3월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18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부터 닷새 간의 설 연휴를 마치고 이날 개장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51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50.65포인트(2.64%) 떨어진 1867.14에 거래되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 가까이 밀린 것을 비롯해 한국전력을 제외한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약세다.

국내 증시가 휴장한 기간 동안 일본을 포함해 글로벌 증시는 3.46%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엔화 강세 여파로 1년3개월 만에 16,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지 본부장은 "오늘 코스피지수 하락은 연휴 기간 동안 나타난 글로벌 증시 급락 때문"이라며 "여기에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강화 등이 겹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전날 정부는 북한 도발을 억제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상원은 북한에 대한 초강경 대북 제재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대북 금융, 경제 제재를 강화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쓸수 있는 달러 등 경화의 획득이 어렵도록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 본부장은 "지금까지 대북 위험은 단기에 끝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며 "국제 사회 제재 강화 등을 고려할 때 4월 총선(13일) 전까지 대북 문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악재들이 단기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3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전인대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증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 전인대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구체적 목표치가 나와 위안화 약세 기조가 둔화하고, FOMC에서 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확신이 나오면 코스피지수도 반등 기회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이날 "경제가 힘들면 금리 인상을 늦추는게 맞다"며 금리 인상을 연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 본부장은 그러나 "3월까지는 악재가 풀릴 뚜렷한 요인이 없는 만큼 현재로서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며 "실적이 그나마 나아지는 한국전력과 KT&G 등 내수주 일부가 수익률을 방어하기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