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삼성그룹 주주 계열사들이 배정받은 신주를 넘어서는 초과 청약(최대 120%)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만큼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가 주가보다 26%가량 낮아지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실권주 청약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인 삼성SDI(지분율 13.1%)와 삼성물산(7.81%)은 11~12일 진행되는 구주주 유상증자 청약에서 배정 물량의 20%까지 추가로 가능한 초과 청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신주 1768만127주를, 삼성물산은 1054만4767주를 배정받았다. 두 회사의 배정 물량 총 2822만여주에 더해 20%인 564만여주를 초과 청약할 수 있지만 포기한 것이다. 유상증자 총 발행 신주(1억5600만주)의 약 3.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삼성SDI와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계열사 총 지분 22.03%(개인 특수관계인 포함)의 대부분인 20.91%를 차지하고 있다. 계열사 주주 가운데 삼성화재(1.09%)는 보험업법상 비(非)금융사에 대한 신규 출자가 제한돼 있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DI와 삼성물산이 초과 청약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실권주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그룹 계열사와 우리사주조합(신주 배정 물량 20%) 외에 일반 주주들에겐 신주 약 62%가 배정됐다. 유상증자 총 물량 1조2652억원 가운데 7840억여원 규모다. 신주 발행가가 주당 8110원으로 주가(5일 종가 기준 1만1000원)보다 약 26% 낮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높지만 워낙 대규모 물량이어서 실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권주가 많아질수록 일반 투자자의 청약 기회는 넓어진다. 구주주 및 우리사주조합 실권주에 대해서는 오는 15~16일 일반 청약이 이뤄진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주 발행가와 주가 간 격차가 큰 데다 현재 주가도 저평가된 측면이 있어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할 유인이 크다”고 내다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