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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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가 연이틀 폭락세를 보이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심리가 급랭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0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약 1년3개월 만에 16,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오전 장중에 4% 이상 떨어졌고 오후들어 낙폭을 만회해 2.31% 하락 마감했다. 9일도 닛케이지수는 5.4% 폭락하며 3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닛케이지수는 이틀새 거의 8%나 급락했다.

조만간 닛케이지수가 15,000선 아래로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당국은 증시가 무너진 원인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 문제를 꼽았다.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경제도 흔들리고 있으며 국제유가도 계속 떨어지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 정책도 주가하락의 요인이라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본 증시의 가장 큰 악재다. 국제유가가 출렁이면서 9일 미국 뉴욕에서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다시 배럴당 27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최근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일본 증시도 여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놀란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불안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해 엔화, 국채 등 안전한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문제는 엔화 강세가 수출 중심의 일본 기업에는 악재라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자동차 업체 도요타는 전날 주가가 6.1% 내렸고 혼다와 닛산도 각각 6.4%, 7.2%씩 떨어졌다.

마츠이증권의 구보타 도모치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일본 증시가 세 차례 펀치를 얻어맞았으며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선 유럽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가 있고 채권시장 문제와 미국 원자재 관련 기업의 실적에 대한 우려, 또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주목받는다는 점"이라며 일본 증시를 강타한 요인을 설명했다.

일본은행이 물가 상승과 투자 촉진을 위해 일본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도 오히려 증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일반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이자를 받는 대신에 오히려 보관 수수료를 내게 되면서 은행 관련주가 급락한 것이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선언하자 전체 증시가 반짝 오름세를 보였지만, 일본 은행들 주가는 계속 내렸다.

전날 일본 은행인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은 전 거래일보다 주가가 9% 떨어졌고 이츠비시 UFJ는 8.7% 하락했다.

노무라홀딩스는 9.1%, 다이와 증권은 5.2% 떨어졌다.

미국 CNBC 방송도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주범 가운데 하나로 일본은행을 꼽기도 했다.

돌연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일본 경제의 견고함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에 손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