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해외 증권 투자가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이 분석한 2014년 한국의 국내 총생산(GDP) 대비 주식과 채권 등 해외 증권 투자 비율은 14.2%에 그쳤다.

이는 정부가 해외 주식형 펀드에 비과세 혜택을 한시 부여한 2007년의 15.1%보다 0.90%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에 비해 일본과 미국 등 주요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해외 증권 투자를 늘려 일본과 미국의 GDP 대비 해외 증권 투자 비중은 각각 71.3%, 54.9%에 달했다.

영국(137.6%), 프랑스(94.7%), 독일(80.5%), 스페인(35.7%) 등의 해외 증권 투자 비중도 한국보다 훨씬 높았다.

한국 공모 주식형 펀드의 해외 투자 비중도 2007년에 44.3%로 정점을 찍고서 2014년에는 18.6%까지 떨어졌다.

국내 증권사들의 외화증권 투자액도 27억 달러 규모로 총자산의 0.9%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가 쪼그라들면서 증권 투자의 국내 편중 현상이 심각해졌다"며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세계 증시의 1.9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투자자들은 이미 저상장 국면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오는 29일부터 비과세 전용 해외주식 투자 전용펀드가 출시되면 해외 투자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비과세 혜택은 지난 2007년 6월에서 2009년말까지 한시 적용되다가 폐지됐으며 이번에 다시 부활하는 것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액은 비과세 혜택이 부여되기 직전인 2007년 5월 말 19조5천236억원에서 1년 뒤 60조6천195억원까지 증가했다가 비과세 혜택이 끝난 2009년 말 50조2천646억원, 올해 1월 말 14조9천708억원 등으로 급감했다.

이번 비과세 전용 해외 주식형 펀드는 해외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기 때문에 해외 투자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내년 말까지 2년 내에 1인당 3천만원 한도로 가입하면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와 유럽 가치배당주 펀드를 비과세 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KB자산운용은 KB유로주식인덱스펀드와 KB재팬주식인덱스펀드, KB차이나H주식인덱스펀드, KB유럽고배당주식펀드 등 4종을 비과세 상품으로 준비했다.

한국투신운용은 '베트남 그로스 펀드'와 '글로벌 브랜드파워 펀드'를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로 내세우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의 해외 펀드(106개) 중 비과세 전용 펀드를 구성해 투자자들을 유인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