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노동조합은 4일 현대증권 재매각 추진에 대한 입장성명서를 내고 "현대상선의 재무적 위험은 현대증권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한국 금융산업에 기여할 수 있고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건강한 인수주체가 선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차입매수(LBO)방식 등을 포함한 타인자본을 이용하는 인수는 현대증권 발전의 저해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른 바 '먹튀 자본'으로 외국계 사모펀드로의 매각도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현대증권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그 자금으로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LBO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현대증권 주주 재산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자 차입으로 어려워진 대주주 현대상선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일본계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 같은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경계했다.

노조는 "국부 유출과 더불어 공공성을 무시한 채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먹튀 자본'으로의 매각은 힘없는 노동자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의한 외환은행 먹튀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의 매각 절차에 대한 투명한 공개도 요구했다.

노조는 "채권단은 현대그룹에 매각 원칙과 일정, 인수단 선정 기준을 정확하게 확립하고 밝혀야 한다"며 "밀실 매각으로 잘못된 길로 접어들지 않도록 투명한 매각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